영화리뷰 / / 2023. 2. 18. 16:10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감동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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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입소문만으로 10년 간 사랑받아온 따뜻한 감동의 베스트셀러의 저자 메리 앤 섀퍼는 30여 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 책을 썼지만 최종정리 작업을 하기 전 암진단을 받고, 조카인 애니 배로스가 마무리를 하여 2008년 2월에 원작을 출간한다. 영화는 2018년도에 출시되었으며 마이크 뉴웰이 감독을 맡았고 릴리 제임스, 미힐 하위스만이 주연이다. 

 

건지섬에서 날아온 한 편지

무명의 서러움을 이겨내고 이제 막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줄리엣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과 기대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전쟁이 그녀에게 남긴 상처는 지울 수 없다. 얼마 전까지 전쟁 중이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달라져버린 주변의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채 화려한 파티 속에서도, 근사한 애인 곁에서도 줄리엣은 왜지 모를 소외감을 느낀다. 풍요 속 빈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던 그녀의 마음을 건져 올려준 건 연고도 없는 한 섬마을에서 날아온 한 장의 편지였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신인 작가 시절 언젠가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팔 수밖에 없었던 책들 속에 적어두었던 주소가 인연이 되어 건지섬에 살고 있다는 '도시 애덤스'라는 남자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그가 활동하고 있다는 괴상한 이름의 북클럽에 대해 물어본다.

 

 

숨겨둔 돼지 한 마리로 인해 탄생된 북클럽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전쟁의 여파는 작은 섬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섬을 점령한 독일군들이 전쟁물자로 모든 것을 앗아간 탓에 섬사람들은 오직 감자로만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다. 점점 숨통을 조여 오는 전쟁의 공포와 무거운 현실 속에서 질식해가고 있던 도시를 구해준 건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이 보내온 한 통의 편지였다. 독일군의 눈을 피해 숨겨두었던 돼지 한 마리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던 것이다. 도시가 잡은 돼지는 두 사람의 손을 거쳐 근사한 요리로 거듭났고 양조장에서 가져온 술과 우체국장이 가져온 감자껍질 파이까지 곁들여 마을 사람들은 전쟁 이후 처음으로 풍족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생면부지의 남이었던 이들은 단 한 끼의 식사를 통해 모든 것을 앗아간 전쟁의 공포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식사가 모든 걸 바꿔놓고 만다. 독일군의 검문을 피하기 위해 급조된 북클럽은 더 이상의 돼지갈비는 없었지만 고기 대신 책을 물고 뜯으며 독서의 참맛을 알게 된 이들의 모임은 전쟁이 끝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전쟁을 이겨낸 이들의 이야기는 전쟁이 남긴 상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던 줄리엣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진정한 자아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해 준 건지섬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줄리엣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섬으로 향한다. 그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또 한 사람 마크가 준비한 약혼반지를 낀 채로 말이다. 전쟁이라는 풍파가 스쳐 지나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섬이었던 '건지', 하지만 그녀는 이 섬에서 그리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호텔은 수리 중이었고 수소문 끝에 짐을 풀게 된 민박집주인은 화려하게 치장한 이방인을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북클럽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인지 클럽의 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는 만나보지도 못한 채 모임은 시작된다. 누구보다 책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던 줄리엣은 회원들과 금세 허물없는 사이가 될 수 있었고 열띤 토론을 끝내고 벌칙에 가까운 감자껍질파이까지 먹어보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의 진심을 그들에게 전할 수 있었다. 줄리엣은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으나 회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나가는 걸 원치 않는다. 엘리자베스의 딸을 만나고 나서야 줄리엣은 그들의 거절이 단순히 프라이버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작가로서 바라본 엘리자베스는 결코 아이만 두고 섬을 떠날 만한 캐릭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째선지 사람들은 엘리자베스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상하리만치 말을 아끼고, 그들이 무엇을 왜 감추고 있는지는 몰라도 작가로서 자신의 촉을 믿어보기로 한 줄리엣은 섬에 좀 더 머물며 엘리자베스의 행방에 대해 조사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취재하듯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줄리엣이 알아낸 것이라고는 그저 전쟁이 마을 사람들에게 남긴 상처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들이 전부다.  전쟁으로 하나뿐인 자식과 절친을 떠나보내야 했던 어밀리아와 엘리자베스는 잔혹한 시대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였는지는 몰라도 독일군에게 연행된 엘리자베스가 돌아오지 않는 이상 북클럽 사람들에게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고 어떻게든 그들을 돕고 싶었던 줄리엣은 미군 장교였던 약혼자에게까지 부탁해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수소문해 본다. 줄리엣은 끈질기게 회원들을 괴롭힌 끝에 그들이 감추고 싶었던 건 엘리자베스의 행방이 아닌 킷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과 우정은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었다. 독일군이었던 크리스티안과 사랑에 빠진 엘리자베스와 두 사람을 아꼈던 만큼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었던 도시는 섬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을 대신해 킷을 자신의 딸처럼 키우고 있었다. 약혼자로부터 엘리자베스의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줄리엣은 운명처럼 자신을 이 섬으로 이끈 남자이자 아빠가 필요한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도시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이미 오래전에 같은 광경을 목격했던 어밀리아는 더 이상 줄리엣에게 감추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기 시작한다. 귀환 명령을 받고 본국으로 향하다 사망한 크리스티안과 수용소에서 탈출한 유대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면 킷마저 빼앗길 거라 여기고 모든 것을 감추고 싶어 했다.  엘리자베스를 떠나보내듯 끝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줄리엣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도시와 엘리자베스의 소식을 끝으로 그들과 작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줄리엣은 서로의 마음을 인정하기엔 너무도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런던으로 돌아온 뒤로도 줄리엣의 마음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천상 작가였던 줄리엣은 자신의 영혼에까지 영향을 미친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나서야 자신의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가족 같은 사이가 된 줄리엣은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며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되고 집필한 원고를 북클럽에 보낸다. 도시는 줄리엣을 만나기 위해 런던에 도착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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