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을 받은 제인 폰다와 로버트 레드퍼드가 네 번째로 만난 작품. 잔잔한 표면 아래 수십 년 고단한 삶의 격정을 감춘 로맨스 영화 (인용: 넷플릭스)
밤을 견뎌야 하는 두 노인
특별할 것 없는 하루는 저물고 오늘도 '루이스'의 저녁은 적막이 흐른다. 간소한 식사와 살림이 그의 외로운 삶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그때 그의 집 앞을 서성이는 이웃 여자 '에디'는 용기를 내어 루이스의 문을 두드리고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사별 후 혼자 살아가는 비슷한 처지이지만 서로 교류는 없었던 에디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언제 한 번 자기 집에 와서 함께 잠을 자자고 한다. 그 이유는 잠들 때까지 얘기하면서 밤을 보내자는 것이다.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낯선 제안에 루이스는 뒤척이며 고민을 한다. 의미 없이 반복되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도 식상함을 느낀 지 오래된 루이스는 어느새 전화번호부를 찾아 에디에게 전화를 걸어 그 제안을 받고 싶다고 한다.
어색함은 잠시, 어느새 마음이 열리고
한적한 거리를 지나 그녀의 집 뒷문을 두드리고 들어간 루이스는 와인잔을 받아 들고는 어색해한다. 교통사고로 잃은 딸과 결혼 후 집을 떠난 아들까지 단란했던 네 식구의 공간에 이젠 그녀만 남아있다. 에디는 거짓말처럼 곧 잠에 빠지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온 루이스는 또다시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을 보낸다. 저녁이 되자 다시 에디의 집 뒷문을 두드리고 루이스를 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에디의 말에 당혹스러워한다. 젊은 시절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자신의 외도 사실을 그녀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대화는 한결 편하고 솔직해진다. 저녁이 되어 루이스가 에디의 뒷문을 두드리자 에디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정문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루이스는 젊은 시절 다툼이 잦았던 아내에게서 눈을 돌려 잠시 다른 여성을 바라봤던 부끄러운 과거를 담담히 털어놓는다. 40년 만에 들춰낸 기억에 루이스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자신이 준 상처를 되돌려 받고 있는 그를 에디는 위로한다. 함께 어울리던 동네 친구들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을 느낀 루이스는 예상은 했지만 자신과 에디를 향한 지나친 관심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는 차라리 함께 시내로 나가 만남을 당당히 드러내자고 말한다. 주말에 루이스와 에디는 데이트를 하고 붐비는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 걱정과 달리 사람들의 관심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에디는 딸을 잃은 사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날 이후로 남편과의 사이는 되돌릴 수 없이 틀어졌고 아들 '진'의 어린 시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여전히 긴 밤, 존재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두 사람
며칠 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진이 찾아오고 출장을 핑계로 며칠 아들 '제이미'를 맡아달라 부탁한다. 에디는 제이미를 대하기가 어쩐지 어렵기만 한데 루이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게임에 꽂힌 제이미는 도통 다른 것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루이스는 딸과 함께 가지고 놀던 열차 장난감을 오랜만에 꺼내주고 다행히도 제이미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다. 에디의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으로 마음이 무거운 두 사람은 마음을 달래 보려 여행길에 나선다. 에디의 집 앞에서 기다리던 진은 세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되고 루이스의 외도 사실을 알고 있던 진은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낸다. 섭섭한 마음에 제이미를 데리고 서둘러 집을 떠난다. 가장 근사한 모습으로 대도시 레스토랑에 같이 간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 대해 깊어진 감정을 느낀다. 루이스는 에디와 함께 딸 '홀리'를 찾아가고 홀로 떠난다는 딸의 여행 계획이 탐탁지 않은데 어린 시절의 아픔을 딛고 잘 커준 홀리에게 루이스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이웃 마을에 다녀온 루이스에게 친구들이 홀로 있던 에디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의사를 만나고 돌아온 진은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혼자인 엄마가 걱정됐던 진은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모든 걸 버리고 떠날 수는 없다고 한 제이미의 말에 루이스는 안심한다. 그날 밤 홀로 밤을 보내던 제이미가 전화를 걸어오고 두 사람은 집으로 찾아간다. 진은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오고 에디는 진을 나무란다. 진 역시 누나의 죽음을 생생히 기억하는데 사고 이후 엄마가 자신을 원망한단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날 밤은 에디가 혼자 자고 싶다고 하고 다음날 루이스를 찾아와 함께 살자는 진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자신을 따라나서려는 루이스에게 에디는 단호히 거절 의사를 밝히는데 헤어짐이 아쉽지만 자신 또한 자식을 키우기에 그 마음을 존중한다. 루이스는 우연히 친구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고 밤이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루이스는 에이미에게 새 전동기차를 사서 보내면서 에디에게 핸드폰을 보낸다. 비록 한 침대에 함께 누워 얘기할 수는 없지만 핸드폰을 통해 대화를 나누며 견디기 힘든 긴 밤을 서로의 존재를 통해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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