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한 2021년 미국 영화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작품으로 작품명인 코다(Coda)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하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준말이다. <미라클 벨리에>는 실제 코다인 베로니크 풀랭의 자서전 <수화, 소리, 사랑해!>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은 2023년 1월 코다 다이어리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목차
1. 스포일러
2. 수상내역
3. 감독의 특별한 연출
1. 스포일러
주인공 루비는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소녀이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루비를 제외하면 전부 다 청각 장애인이다. 루비는 그 안에서 씩씩하게 살아간다. 물론 어려움도 많고 학교에서 놀리는 친구들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루비의 취미는 노래다. 가족들과 어업에 나가는 동안에도 어차피 가족들이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루비는 실컷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루비는 노래에 대한 열망과 마일스에 대한 관심으로 합창단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미스터 V를 만나 노래의 재능을 인정받게 된다. 루비에게 벌어지는 갈등은 결국 가족의 일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벌어진다. 아버지 프랭크와 오빠인 레오는 폭리를 취하는 불합리한 조합에서 빠져나와 자신들의 조합을 만들기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말을 할 수 없는 루비 가족으로서는 더욱 루비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미스터 V는 루비에게 버클리 음대에 추천하겠다고 제안한다. 무수히 많은 학생들을 보아온 미스터 V의 눈에 루비의 재능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고 버클리 음대에 입학한 후에는 얼마든지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으리라 내다본 것이다. 그때 루비 가족들은 루비 없이 배를 탔다가 다가오는 해안 경비선의 경보를 듣지 못하는 사고가 난다. 이 사건 이후로 루비는 꿈을 포기하려 하고 자꾸만 레슨 시간에 늦는 루비 대문에 미스터 V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하게 된다. 루비는 학예회 참가를 끝으로 대학을 포기하려고 마음먹게 된다. 학교를 찾아온 학부모들 앞에서 루비는 멋지게 노래를 부르고 농아인 루비 가족들은 루비에게 예쁘다, 잘 어울린다는 말은 하지만 노래에 대해서는 말을 할 수가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호응하고 있지만 정작 노래는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는 가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루비의 공연을 보여 준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적막 가운데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루비의 모습을 멍하니 보는 그 적막이 관객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집으로 돌아온 후 아버지는 루비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고 루비의 목에 손가락을 대고 진동을 느낀다. 사람들이 그토록 손뼉 치는 루비의 음성은 들을 수 없어도 진동이라도 가까이서 느끼고 싶은 아버지의 간절함은 뭉클한 감동으로 전해 온다. 루비는 가족들의 응원으로 버클리 음대 오디션을 보게 되고 뒤늦게 보러 온 가족들을 보며 노래와 수어를 동시에 부른다. 루비는 버클리 음대에 붙고 가족을 떠나 보스턴으로 떠난다.
2. 수상내역
- 제 37회 선댄스 영화제 미국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 관객상, 감독상, 앙상블상 4관왕을 수상했다.
-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작품, 남우조연상(트레이 코처)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 수상. 작품, 각색, 청소년연기상(에밀리아 존스)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 캐스트,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을 수상했다.
- 제33회 미국제 작자조합상(PGA) 작품상을 수상했다.
- 제74회 미국작가조합상(WGA) 영화 각색상을 수상했다.
- 제31회 고담어워드 조연상(트로이 코처), 신인연기상(에밀리아 존스) 수상, 조연상 (말리 매트린)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 수상.
- 제69회 멜버른 국제영화제 북아메리카 영화 부문 초청작.
- 제75회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BAFTA) 각색,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 수상. 여우주연(에밀리아 존스)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 각색,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 3관왕 수상.
3. 감독의 특별한 연출
코다의 션 헤이더 감독은 실제 농인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배우들과 수다 떨며 소통하기를 좋아했지만 수화에 능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었지만 동료들 사이에서 리서치 너드로 불리는 자신의 기질을 발휘해서 진정성 있는 연출을 이루어낸다. 코다의 촬영 첫날 헤이더 감독은 로시 가족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화기애애하게 수어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헤이더는 농인 배우들이 계속 감독이 아닌 통역사를 바라보고 있어서 자신의 비언어적인 표현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이 원하는 단어의 특정한 뉘앙스도 통역을 거치면서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헤이더는 자신이 직접 농인 배우들과 수화로 소통을 하고 불분명한 점이 있으면 통역사가 해소해 주는 방식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어를 하면 서로 멀리 있어도 대화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심지어 촬영 중에도 대화를 할 수 있다며 영화 제작진이라면 수어를 배우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한편 코다의 촬영에 있어서도 다른 영화들과는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수어가 등장하는 영상물에서 카메라는 대부분 농인의 얼굴이나 수어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정작 화면에서는 의사를 전달하는 손이 잘리게 되면서 언어가 온전하게 보이지 않는 일이 태반이다. 헤이더는 수화가 온전히 화면에 담길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영화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자주 쓰이는 구도 중 하나인 클로즈업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수화 장면에서 클로즈업이 되면 손이 잘릴 수밖에 없으니까 흔히 대화 장면에 사용되는 구도인 오브 더 숄더 샷을 찍는데 헤이더는 가려지지 않도록 농인 배우들에게 평소보다 팔을 조금 더 높이 올려수 수어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어 촬영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제작진과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는데 보통 영화 제작 과정에서 동시 녹음의 보충이 필요하거나 편집 과정에서 새로운 대사가 필요해졌을 때 배우는 후시 녹음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어는 그런 옵션이 없기에 여러 명의 농인이 등장하는 장면에 특별히 공을 들였으며 리허설에서 연기자들과 카메라의 위치와 동선에 집중적으로 주의를 기울였다. 농인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농인이 수화를 하는 도중 다른 화면으로 편집된 일이 빈번했다. 영화를 보는 농인의 입장에서는 대사가 뜬금없이 잘리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헤이더와 수어 자문가들은 수어에 익숙하지 않은 편집자 제라드 브리슨이 수어 대화를 적절하게 편집할 수 있도록 세트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보완해 냈다. 수어 통역사가 편집자를 위해 수어를 동시 통역하는 음성이 녹음되고 있었다.
코다는 이제까지 영화에 온전히 담아주지 못했던 언어를 스크린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감독의 깊은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헤이더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농인 문화를 대했던 자세는 이후 영화를 비롯한 수많은 창작물들이 스스로에게 익숙지 않은 문화를 다루는 데 있어 반드시 숙고해야 하는 중요한 지표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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